소나기 퍼붓던 날의 수채화 그 날도 아침부터 주룩주룩 비가 내렸다. 장마철도 아닌데 무슨 비가 이리도 줄기차게 내리는지... 손님도 없는 가게에 앉아 졸음이 밀려오던 참이었다. "오빠~" "엉? 네가 여기까지 왠 일이냐? " "장사꾼이 안 가는데 있수? 요 근처에 왔다 들렸어요. " 사촌 동생이었다. 충청도 산골에서 내가 살던 부산으.. 생활 속에서 2011.07.16
따끈한 군고구마를 먹으며... "군고구마 먹어 봐, 잘 익었어." 엊그제 밤, 아내가 구워 온 뜨끈뜨끈한 군고구마, 출출하던 차에 잘 익은 껍질을 호호 벗겨 먹다가 어느 겨울 밤 기억 속으로 빠져들고 말았습니다. 언젠가, 몹시 춥던 날 밤이었지요. 모임을 마치고 술 몇 잔에 얼큰해 져 돌아오던 길, 아파트 모퉁이 빈 골목 담벼락을 .. 생활 속에서 2011.02.23
옛 스승의 장례식장에서... 얼마 전, 고등학교 친구로부터 문자 한 통을 받았습니다. 우리 담임이셨던 고등학교 스승께서 돌아가셨노라고, 일 년 전에도 우리 제자들 동창회 모임에 참석하셔서 나이 들수록 건강 챙기라시며 제자들을 걱정하시더니 폐암 말기로 요양원에 몇 달 계시다 운명하셨다고... 매달 모임을 갖는 고등학교.. 생활 속에서 2011.01.21
내 생애 마지막 자동차... 자동차가 우리 가족의 하나로 자리잡은 지 20여 년, 이젠 하루도 녀석 없이는 생활할 수 없게 되었다. 처음으로 르0을 입양할 당시 녀석은 세 살이었는데 어지간히 말썽을 부리고 골치를 썩이던 놈이었지만 어느 녀석이나 다 그런 것으로 알고 힘 든 줄 몰랐다. 5년 후, 운전을 배운 동서에게 연습용으로.. 생활 속에서 2010.11.02
트럭을 타고 온 작업복 입은 천사... 며칠 전, 밤 8시 넘은 퇴근길, 클러치가 가끔 헐거워지며 차가 조금 이상했습니다. 초보마냥 출발 시 시동이 꺼지기도 하고 울컥대기도 하고... 그러나, 그 늦은 시각에 문을 연 카센터도 없을테고 일단 퇴근이나 하고 보자는 생각으로 시내에 진입했는데 큰 길 사거리에서 결국 기어가 안 들어가 서고 .. 생활 속에서 2010.01.15
이제 푹 쉬거라 어제, 8년 된 녀석의 생명선을 뽑았습니다. 펜티엄4, 1.8에 40기가 짜리 이 친구... 그 동안 컴맹을 주인으로 두는 바람에 힘 들어 매일 수없이 숨이 넘어가면서도 하루 열시간씩 무던하게 일해 주었는데 이제, 힘 좋은 젊은 놈에게 자리를 내주고 심장등 장기까지 아낌없이 기증하고 책상 뒤로 밀려난 모.. 생활 속에서 2009.08.27
사진작가라니요. 이거 도시락 가방입니다. 어머니 모시느라 조금 큰 집으로 이사하고 보니 늘어난 아파트관리비, 전기료에 의료보험료까지 불경기로 장사는 안되는데 생활비가 너무 늘었다며 아내는 해답이 나오지 않는 계산기만 두드립니다. 우리 형편에 과분한 집으로 옮긴 때문이지만 어머니 모시려 한 일인데 감수할 수 밖에 없지요. 그래.. 생활 속에서 2009.08.27
행복한 두 남자 (남자1) 매일 아침에 집을 나섭니다. 그럴듯한 복장에 날씨와 관계없이 우산도 들고 늙으신 어머니, 논밭에 일하러 가거나 말거나 시골길 약 오리를 걸어서 출근을 합니다. 대개 너무 일찍 와서 한참을 서성대다가 기다리던 상가 문이 열리면 바빠지지요. 열심히 판매대를 꺼내주고 화물도 내려줍니다... 생활 속에서 2009.08.27
어떤 보복 이웃나라 일본, 독도문제가 터질 때 마다 울화가 치밀지만 장기적으로 대처하는 그들의 치밀함에 놀라고 왜 우린 적극 맞대응할 수 없는지 안타깝습니다. 오래 전, 첫 직장 시절, 주로 해외업무를 맏고 있었습니다. 당시엔 팩스라는게 일반화 되지 않아서 해외연락 수단으로는 주로 텔렉스였는데 어느.. 생활 속에서 2009.08.27
행복의 조건 친구가 있었습니다. 이십대 초반 하숙을 같이 할 때 부터 붙임성이 좋고 명랑해서 누구나 좋아했지요. 다만 연애를 잘 못해서 결혼이 제일 늦었지만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취직도 잘 하고 입사 이십년 만에 이사까지 승진하여 돈과 명예를 이뤄 소위 성공을 하였습니다. 그동안 몇 번 만나기는 하였지.. 생활 속에서 2009.08.27